로시난테의 꿈은 도나우 물결을 타고 (4)~오스트리아 상편

9일ㆍ화
도나우강을 사이에두고 국경을 이루고있는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강변에서 오스트리아를 바라보며 달리는 아침 라이딩의 멋은 자전거 여행에서만 느낄수있는 특권이다.
강위에서 운항하는 배들도 국경을 의식하고 경계선에서 떨어져 운항하는 모습이 역역하다.









11시 30분, 국경을 넘었다.
넘나드는 사람들을 지켜보는건 cctv 카메라 1대가 전부다.
느낌탓일까? 이국의 바람이 훨씬 시원하다. 강물의 색깔도 달라 보인다. 강변엔 모래사장도 있고 편안해 보인다.
헤밍웨이(?) 할배가 더 여유 자적하다.
카페 종업원의 표정도 매우 친절하다.
자연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우러져 나오는 도나우강변은 매우 정겹고 자연스럽다.









보트에 자전거를 싣고 도나우강을 건너 Schlögen 야영장으로 향한다. 함께 어우러진 야영 텐트가 보기에도 멋지게 조화를 이룬다.
그렇게 오스트리아에서의 하루가 시작된다.
흙투성이의 애마 로시난테도 오늘 만큼은 때빼고 광냈다.
인물이 훤하다.











10일ㆍ수
Linz로 향하는 도나우는 마치 어머니 품속 같이 넓고 푸근하다.
많은 자전거 애호가들이 강변을 무리지어 달린다.
총알과 함께 라이딩 기분전환을 위해 새로운 저지 헌벌씩 장만했다. 50% 할인에 마음이 동했다. 기분이 좋다.
Mama Muh Self Check in 숙소의 예약시스템은 실망스럽게도 원활하지가 않다. 어렵게 연락이되어 숙소를 배정받고 경미한 접촉사고에 주의를 환기시켜본다.



















11일ㆍ목
간밤의 빗소리는 자장가처럼 들리고 긴 시간 편한 잠을 잤다.
서둘러 린츠역으로 이동하여 커피 한잔에 맥도널드의 모닝버그로 가볍게 해결하고 유로벨로 6루트를 벗어나 잘츠부르크로 향하는 기차를 탔다. 이곳의 기차는 5칸이 전부다.





이제부터 사흘 동안은 오스트리아 자전거 관광길이다. 병진이 친구의 역할이 빛나는아침이다.
예약된 기차는 30분 연착되고 8시 완행열차로 갈아탔다. 자전거를 분해하지 않고 실을수있어 차라리 다행이다. 천천히 달리며 시간을 즐기는 기차여행은 여행객으로서는 최고의 선택이다.









잘츠부르그에 도착한뒤 숙소에서 여장을 풀고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추억을 그리며 미라블 궁전과 정원을 둘러봤지만 아무런 기억도 찾을수 없다. 영화를 다시 한번 봐야겠는 생각을 하면서 모처럼 한식당을 찾았다. 땀을 흘리며 먹는 육개장 한그릇으로 온 몸이 짜릿하다. 역시 한국의 맛에 행복감을 느낀다.

















천재 음악가 모짜르트의 생가를 지나 잘츠부르그 성을 찾았다.
성안 곳곳에서 착취와 고문의 아픈 흔적을 보며 당시 사회상과 갈등의 단면을 엿볼수있어 가슴이 답답하다.















영화에서 대령과 가정교사가 결혼식을 했다는 대성당은 소박하고 아담하다.



모두가 조금씩 지치는 느낌이다.
피로가 누적되는건 피할수 없다.
새로운 내일을 기대하며 잠을 청한다.

12일ㆍ금
바트이슐로 가는 자전거 길은 멀고도 가파르다. 오스트리아답게 힘든 길이지만 못지않게 아름다움을 선사해 준다
설레는 기대감에 힘든줄도 모른다.





















이곳은 진정 자전거의 천국이리라.

13일ㆍ토
새벽부터 군장을 꾸렸다.
할슈타트로 가는 이른 아침길은 상쾌하기만하다. 자전거 랠리가 있는 스타트 포인트현장을 지났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호반의 도시 할슈타트.
이침이라 조용하고 한가로운 마을 풍경이 그야말로 그림같다.
호숫가 레스트랑에서 식사에 곁들인 시원한 생맥주맛의 느낌은 마치 유럽판 무릉도원이다.





































유람선을타고 호수를 건너 할슈타트 역으로 나오면서 역에서 만난 랠리 안내요원의 얘기가 참가인원이 무려 3,000명이란다.
라이딩 모습을 보니 온몸과 자전거는 흙탕으로 범벅이 되어있고 어떤이는 다리에 찰과상도 있다. 중도 포기한 라이더의 얼굴은 혈색이 하얗게 되어 마치 곧 쓰러질것만 같다. 자전거에 대한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











기차에 자전거를 싣고, 엔츠로 가는 기차 차창의 풍경에 눈이 호강(?)하는 하루다.

14일ㆍ일
이상한 일이다. 며칠만에 만난 도나우가 반갑고 가슴이 편안하다. 도나우길을 따라 오면서 정이 들었나보다.
이침에 다시 배를 빌어 마우트하우젠 마을로 강을 건넜다.
쿠르즈선박의 포구 점령으로 몇차례 교신후에야 대형 쿠르즈 선박이 움직여 주었다. 이럴땐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딱 맞는 말이다.











전통과 고전의 미를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다.
클라식한 자동차들을 지금도 일상처럼 운행한다. 존경스럽다.













집을 짊어진 달팽이도 힘든 우리를 보는것같아 조금은 안쓰럽다.

Grein 야영장에서 야영준비를 마치자 텐트밖에는 빗물 떨어지는 소리가 잔잔하게 들려온다.
정겹게 들린다.
많이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15일ㆍ월
멜크 수도원으로 가기위해 일찍부터 서둘러 텐트를 걷어 접었다.
말리지도 못해 기분도 축축하다.
조금씩 지쳐가는 느낌이다.
팀원들 사이에 오가는 말투도 조금 까칠해진다.
피로가 신경을 예민하게 만든다.





누구의 작품인지 참 재밌게 웃음을 준다. 아마도 심정이 그대로 표현된듯 미소만 지을뿐이다.

수도원을 조용히 혼자 둘러보며 빠른 피로회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