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시난테의 꿈은 도나우 물결을 타고 (5)~오스트리아ㆍ하편/ 슬로바키아ㆍ헝가리 편ㆍ최종편

16일ㆍ화
마그네슘 부족인가, 과도한 피로 누적인가, 다리에 쥐가 자주 내린다.
갑자기 "읔~" 소리가 절로 터져나온다.

산사태가 일어나 예정길을 돌아 우회했다. 5km 정도는 족히 감수했다. 그나마 사전에 정보를 얻은게 천만 다행이다.
배를 타고 도나우를 건느면서 산사태 현장을 지켜보고 인명피해는
없었는지.....











숙소 벽면에 적힌 "꿈을 가지고 살아라"는 글이 잔잔한 가슴에 힘을 안겨준다.



자전거 여행을하는 스페인 가족을 몇차례 조우하면서 식당에서 또다시 만나 반갑게 인사를 주고 받았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처음 갔을때
"비바 꼬레아! " 를 외치던 스페인 아이들이 생각난다. 각별한 친근감이 든다.
"비바 에스빠냐!" Viva España!
"아스따 루에고~" Hasta luego.
서로 반갑게 인사하며 가념사진도 한컷, 특별한 하루를 보내는 기분이다.



17일ㆍ수
수도 빈으로 가는 날이다.
도나우의 가슴은 점점 더 깊고 넓어진다. 마치 오스트리아를 위해 흐르는 강인듯 하다.
도나우 왈츠의 풍요롭고 감미로운 음악이 귓가에 들리는 듯, 애마 로시난테의 두 바퀴는 왈츠의 음율에 맞춰 경쾌하게 강변을 춤추듯 달린다.
넓고 장엄하면서 경쾌한 선율은 도나우의 모습이 살아 있는듯 넘실거리고, 나의 로시난테는 지칠줄 모르고 흥겹게 빈으로 내달린다.









오랜만에 만난 육개장과 소주한잔에 몸과 마음의 허기를 면한 기분이다.

18일ㆍ목
빈에서 관광하며 휴식하는 하루다.
쇤브룬 궁전, 벨베데레 궁전, 베토벤 기념관, 도심공원속으로 누비며 휴식아닌 휴식의 날을 보낸다.

















모짜르트의 콘서트를 볼수있을까하는 마음으로 노상 티켓예매처를 찾았으나 좌석과 공연시간에 많은 걸림돌이있어 아쉽기만했다.

















꿩대신 닭이라 했던가?



저녁식사를 마치고 팀원중 병진이는 시청앞 댄스파티에 참가하러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목에서 세명의 불쌍한 영혼들은 아름다운 생음악의 연주 소리에 이끌려 카페의 한 모퉁이 자리로 저도 모르게 함께 빠져들었다.



건반과 드럼반주의 재즈가수 공연이 우리의 발목을 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조용하고 여유로운 낭만의 도시, 비엔나에서 문화의 밤을 즐길줄이야....
다함께 열창한 "Let it be"는 저녁 공연의 압권이다. 서스럼없는 길거리 댄스가 더욱더 아름답다.
비엔나의 아름다운 밤을 잊을수 없게한다.

19일ㆍ금
오스트리아를 기억하고픈 아쉬운 날이다.
슬로바키아와 오스트리아의 접경도시 Heinburg an der Donau에 위치한 마르크 아우렐호텔 부근의 한 카페에서 화이트 와인 생산지의 독특한 맛을 선보이는 와인파티도 잊지못할 일이다.
이웃 주민과 방문객들이 마을에서 생산된 와인을 즐기며 함께 나누는 대화는 참 인상깊게 남는다.












낯선 동양인의 등장에 관심을 보이고 친절을 베푼 주인장에 감사하다.
가는곳 마다 한국과의 좋은 인연에 자랑이 많다.
병진이 친구의 신촌 부루스와같은 탈렌트적인 끼가 순간 포즈에 유감없이 발휘된다. 시니어 모델 데뷰도 좋을듯하다~~^^

우리와 어딘가 닮은듯한 동연배의 주민과 함께 어울리는 즐거움도 그러하지만 배우 커크 더글러스를 닮았다는 이야기에 와인 공세를 안기는 그들의 우정있는 인간미에 멋진 저녁시간이 되었다. 여행의 꽃을 안겨주는 오스트리아의 마지막 밤이다.
그친구의 코와 내코가 너무도 비슷한 인상이라 서로에게 이끌린것도 한몫한것 같다.





숙소 귀가길의 하늘엔 아름다운 저녁놀이 붉게 물들고 오스트리아의 마무리를 인상깊게 맺어준다.

20일ㆍ토
아침을 서둘러 슬로바키아의 국경을 넘었다. 오스트리아로 향하는 입국 차량은 줄을서서 대기하지만 출국하는 차량은 아무른 제재없이 그냥 통과다.
자전거의 출입은 마냥 자유롭다.











브라티슬라바의 성에 들러 문화유산을 접해보고 그 옛날 옹관묘를 사용한 흔적과 요업기술이 상당한 수준임을 볼수있다.
어찌보면 지금의 슬로바키아보다 로마시대의 생활상이 더 풍성하고 화려해 보인다. 잘못된 억척이겠지?
야영을 위해 헝가리의 러이커로 향했다.

















빗속에서 텐트를 펼칠일이 엄두가 나질않아 한참을 앉았다.
식사 배달이 가능해 큰 다행이다.

21일ㆍ일
Györ로 출발이다.
간밤에 비는 그쳤지만 피로는 계속 누적되어 모두가 집이 그리워지는 듯하다.
동구권 국가의 도심이라도 활기있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웬지 썰렁하다.

자전거도 지쳐 풀섭에 누웠다.
끝없이 펼쳐진 수확기 해바라기는 그들도 힘겨운지 뜨거운 태양아래서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젊고 어린 꽃들만 햇빛을 반기며 방실거린다.
아~, 휴식이 필요하다.
도심의 야영장이 그나마 푸근하다.











22일ㆍ월
한국이 자랑스러운 날이다.
SK 배터리 공장, 한국 타이어, 현대,기아,삼성, LG 등 많은 기업들이 이곳에 진출하여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자랑스럽기 그지없다.
코리아 화이팅이다.











23일ㆍ화
슬로바키아와 헝가리로 들어오면서 환경의 변화를 조금씩 몸으로 느낀다.
헝가리의 다뉴브강은 오스트리아의 도나우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감성적이며 온화한 도나우라면 다뉴브는 무겁고 고독하기만하다.
같은 강줄기의 흐름이건만 이름만 다를뿐인데.....
프로레타리아 혁명을 기념하는 동상도 의미를 잃은듯 초라하게 자리만 지키고있다.
수도에서 멀지 않은 외곽이지만 활기잔 모습을 찾기는 쉽지가 않다.
갈라진 도로, 땜질한 곳, 포장된 상태는 누더기를 연상케한다.
엉덩이가 편할 시간이 없다.
비포장 자전거 길에서 모처럼 산악길을 접했다. 멋진 자전거길을 맛본 셈이다.













이제 일주일을 남기고 있다.
가족이 그립다.

24일ㆍ수
유로벨로 6길,
2,500km 대장정의 대단원을 맺는 날.
드디어 부다페스트에 들어왔다.
스페인 은의 길을 갈때와는 감성이 다르다.
긴 여행에 배움의 길이 달라서 일까?

여러가지 마음 졸인 일도 서로의 배려와 이해로 더 돈독해진 우정속에 일정을 마무리 할수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25일ㆍ목
편안한 마음으로 부다페스트의 관광이 있는 날이다.
부다성, 어부의 요새, 국회 의사당, 성 이슈트반 대성당 등 세체니 다리와 다뉴브강가의 아름다운 전경은 그동안의 힘들었던 여정을 한순간에 잊을수 있게 한다.





























나치 독일로부터 전쟁의 아픔을 격고 공산세력의 조직적 탄압의 흔적은 온몸을 공포와 두려움으로 가슴을 저리게했다.
아픈 역사의 기록이다.





화려한 부다페스트 야경을 가슴에 새기며
승리의 기쁨과 감격의 마음으로 애마 로시난테를 번쩍 들어 올렸다.

로시난테 만세, 만세, 만만세~!!





26일ㆍ금
27일ㆍ토
부다페스트 공항과 이스탄불 공항에서 터어키 항공의 5시간의 지연 출발로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는다.
생각치도 못한 기천동기의 환영 마중나온 따뜻한 마음에 그동안의 피로는 눈녹듯 녹아버리고 하날세 여러분의 뜨거운 응원에 큰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에 심야버스를 탈수있게 크게 힘써준 총알의 아들이 정말 든든하기만하다.









2,500km 유로벨로6길의 47일간 대장정을 마무리하면서 함께 완주하며 고생하고 수고해준 재봉님, 병진님, 그리고 총알 주현님이 고맙기 그지없다.